총기 규제하라
고교생들을 중심으로 한 '전국 학생 동맹 휴업(The National School Walkout)'은 14일(현지시간) 오전 10시부터 일제히 시위행진을 시작했다. 잇따른 학교 내 총기 난사 사건에 미국 전역의 학생들이 총기 규제 강화를 촉구하며 동맹휴업 시위를 벌인 것이다.
동맹휴업에 참가한 학생들은 모든 공격용 무기 판매를 금지하고 총기 구매자에 대한 전반적인 배경 조회를 강화하며 폭력성을 보인 총기 소지자에 대해선 법원이 총기를 회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규제안을 내걸었다.
학생 시위대는 최소 17분간 교실 밖으로 나와 총기 규제하라 구호를 외치거나 행진했다. CNN은 "고교생들의 전국적인 동맹휴업은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플로리다주 총기 난사 사고가 일어난 스톤맨 더글라스 고교 재학생인 샘 제이프는 "어딜 가나 시위대들이 바다를 이루고 있다"며 "우리가 혼자가 아니란 걸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백악관 앞을 메운 학생들은 "우리는 변화를 원한다", "역사가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하지만 학생들의 움직임과 다르게 미 정부 및 정치권에선 총기 규제 관련 논의가 매우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2일 희망 교직원에 한해 총기 사용 교육을 지원하고 총기 구매자의 범죄 여부와 정신건강 등의 사전조사를 강화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총기 소지 자체를 제한하는 총기 구매자 연령 상향 조정 같은 대책에 포함 시키지 않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총기 구매 가능 연령을 높이는 걸 지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미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워싱턴포스트(WP)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즉흥적"이라며 총기 규제에 대한 트럼프의 발언은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진은 지난달 14일 플로리다주 총기 난사 사고가 발생한 지 한 달을 맞아 총기 규제 강화를 요구하기 위해 기획됐다. 총기 규제하라. 이건 좌우 대립과 같은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 공중의 안전 문제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