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하는 이명박 혐의부인 MB


110억원대 뇌물수수와 다스 300억원대 비자금 조성 등 혐의를 받는 이명박(77) 전 대통령이 21시간에 걸친 검찰 밤샘 조사를 받고 15일 새벽 귀가했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청사를 나서며 뇌물수수 및 다스 실소유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다들 고생하셨습니다"라는 말만 남기고 차에 올라탔다. 



출석 때처럼 담담한 표정이었지만 오랜 시간 조사로 지친 기색이 묻어났다. 이 전 대통령은 오전 6시 32분께 논현동 자택에 도착해서도 차량에 탄 채 집안으로 이동, 대기하던 취재진에 아무런 메시지를 남기지 않았다.

전날 오전 9시 22분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9시 45분부터 본격적인 조사를 받기 시작한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6시 25분 검찰청사를 나와 준비된 차를 타고 논현동 자택으로 돌아갔다. 조사 시간은 검찰청 총 체류 시간을 기준으로 21시간에 달했다.


그는 뇌물수수와 횡령·배임, 조세포탈, 직권남용, 공직선거법 및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등 의혹과 관련해 20여개 안팎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모든 혐의부인 MB였다.



그러나 검찰은 그간 수사로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등 다수의 핵심 인물들의 진술을 확보했고, 다스 '비밀창고'에 보관된 서류 등 다수의 결정적 물증들을 확보해 혐의 입증에 어려움이 없다는 입장이다. 

수사팀 내부에서는 뇌물수수 혐의액만 100억원을 넘어 사안이 중대하고, 이 전 대통령이 객관적 물증에 반하는 진술로 일관하며 혐의를 부인해 증거인멸 우려가 크다는 등의 이유로 원칙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전직 대통령이 수사 상대라는 특수성, 박 전 대통령이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어 이 전 대통령까지 구속되면 두 명의 대통령이 한꺼번에 영어의 몸이 된다는 점,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공방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점 등까지 고려한다면 검찰이 이 전 대통령 신병처리 결정 과정에 신중을 기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검찰은 진술 내용과 그간의 수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조만간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인데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이르면 금주 중 이 전 대통령의 진술 내용 등을 포함한 수사 결과를 문무일 검찰총장에게 보고하고 구속영장 청구 여부 및 기소 시점 등 향후 수사 계획에 관한 재가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혐의 전면 부인하고 귀가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신병처리 결정에 관심이 크다고 한다.